mano on the bridge!
Yours forever, my dearest one. 본문
My dearest Leopold,
몹시 새삼스럽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그 예전에 보낸 수많은 편지들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편지를 주고 받았던 시간이, 이렇게나 멀게 느껴질 줄이야. 전자기기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학교에서, 부엉이가 물어서 가져오고 또 가져가는 편지만이 유일한 기쁨이었죠. 때로는 너무 지나치게 빈번히 편지를 보내 조금 곤란하게 만들었는지도.
무척이나 간절했어요. 나의 안부와 맞바꿔서 당신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 천 마리의 종이학을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던 동양의 미신처럼, 천 장의 편지를 보내면 우리도 비로소 함께 있을 수 있게 될까, 지치지도 않고 편지를 보내고 또 보냈죠. 아마 천 장은 채우지 못 했겠지만.
에릭, 레오폴드.
당신이 잠시 본가에 가있는 동안, 나는 혼자서 집에 남아 이 편지를 써요.
그대가 없는 밤은, 왜 이렇게도 지독히 길고 긴 걸까.
그 오랜 그리움의 시간을 견뎌왔는데, 왜 그대가 없는 고작 몇 일이 더 길고 어둡게만 느껴지는 걸까.
그대가 없는 침대는, 왜 이다지도 넓고 공허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레오폴드, 나의 사랑.
그대와 앞으로 함께 보낼 영원에 가까운 시간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아요.
돌아와서 나를 끝없이 안아주며, 그 동안 나누지 못 한 키스와 사랑을 퍼부어 줄 것도.
그러니 견딜 수 있어요.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연인이 아니라, 아내로서, 인생의 반쪽으로서, 지금껏 살아온 시간의 몇 배나 되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사람이니까.
레오폴드.
당신에게 사랑 받기 시작하고서, 비로소 내 삶이 시작된 기분이 들어요.
내 삶과, 내 삶을 이루는 모든 것이, 비로소 의미를 얻고 이치를 갖추기 시작했다고.
만에 하나, 당신이 없더라도, 나의 삶은 변함 없이 계속되겠지만, 미완성인 채로 끝날 것이라는 것도.
당신이 있어서 내 삶은 비로소 완성되고, 완전해진다는 것을.
나의 목숨처럼 사랑하는 사람.
나의 목숨보다도 더 사랑한다고는 하지 않겠어요.
우리의 삶도, 시간도, 사랑도, 동등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그대를 나의 목숨만큼 사랑한다고.
나의 온 삶을 바쳐서 그대를 사랑하겠노라고.
남은 생을 함께 해주겠냐며 묻던 그 환희의 날을, 오늘도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보며 떠올려요.
매일, 매 시간, 매 분, 매 순간, 내 안의 나약함과 불안이 나를 집어 삼키지 않도록.
그대가 있기에, 그대를 위해서, 나는 오늘도 강하게 있을 수 있어요.
혹시라도 내가 먼저 잠들어 버린 동안에도 그대가 읽을 수 있도록, 이 편지는 머리맡에 놓아둘 생각이에요. 내가 지쳐 잠들어 있다면, 다녀왔다고 귀에 속삭여줘요. 어디든 좋으니 키스해줘요. 그리고 나를 품에 안고 잠들어줘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햇살 속에서 가장 먼저 보인 얼굴이 그대라면, 이것이 꿈이 아니라고 믿을 수 있을 테니까.
앞으로 펼쳐질 시간 동안, 내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할 사람.
나의 온 세상이며, 숨결이고, 빛이며, 우주인 사람.
이 순간 가장 그리운 사람.
오늘 그대의 꿈이 가장 평온한 것이길.
'이 목숨 다하는 날까지 사랑하는 이여,'
Yours forever,
Adelaide